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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어학연수

필리핀 어학연수 할인경쟁의 폐해

by 유학매거진 2009. 8. 7.
최근 필리핀의 한 어학원으로 부터 할인경쟁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이 발송되었습니다. 유학원마다 할인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앞으로는 할인액의 차액을 학생에게 부담시켜 버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할인을 해주면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지나친 할인경쟁으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이전이 됩니다.

만일 A라는 필리핀 어학원이 손님이 없어서 유학원을 상대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합니다. 그럼 그 유학원은 A라는 어학원에 학생을 등록시키면서 역시 파격적인 할인가를 제시하죠.

어짜피 어학원은 유지를 해나갈려면 비용이 필요합니다.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면 안되겠지만 현재 필리핀 어학원은 충분히 많은 숫자가 경쟁을 하기에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부당이득 같은건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인한 하향평준화를 걱정해야 하는 분위기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짜피 시장은 경쟁에 의해서 돌아가는데 과도한 할인을 하는 저렴한 학교와 할인을 하지 않는 고급형 학교로 나누어지고, 그중에서 소비자는 선택만 하면 될것이 아닌가?하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즉 할인을 하든 말든 그냥 시장의 순기능에 맡겨놓으면 자연히 균형을 찾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죠.

그러나 어학원을 선택하는 것은 컴퓨터를 선택하는 것과 다릅니다. 소비자와 공급자(혹은 연결해 주는 곳)간의 정보격차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컴퓨터를 살것인가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상에 차고 넘칩니다. 컴퓨터를 잘하는 친구에게 물어봐도 혼쾌히 선택을 해줍니다.

반면 어학연수 어학원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쪽에서 정보가 없습니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친구에게 물어봐도 자신이 다닌 어학원만 알기 때문에 다른 어학원을 추천하기가 힘듭니다. 소비자가 가질 수 있는 정보는 한정되기 마련이죠.

그래서 중간에 유학원이라는 중계자가 존재합니다. 비자나 항공, 보험 등의 자잘한 문제를 처리해주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주 다양한 어학원 중에 소비자가 원하는 어학원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정함을 바탕으로 최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게 할인경쟁으로 치달아 버리면 공정함은 깨어지고 혼탁한 경쟁만이 난무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유학원의 잘못된 정보제공과 같은 피해로만 그치지 않습니다. 좀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어학원(게다가 질도 떨어지는 덤핑 어학원)을 전략적으로 밀어줘버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수업의 퀄리티로 경쟁하지 않고 할인경쟁으로 치달아 버리면 멀쩡한 어학원들까지 어쩔 수 없이 이런 분위기에 동참해야 합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덤핑 어학원만 남아있겠죠.

저렴한 가격에 실속있는 어학연수(몇몇 어학원들은 진짜 튜터 관리 잘하고 학생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습니다)가 필리핀 어학연수의 매력이었는데, 이런 분위기라면 얼마지나지 않아 단순히 저렴하기만한 어학연수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이런 와중에 시장을 선도하는 어학원에서 이런 분위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현재 필리핀의 유명 어학원들이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실제적으로 효과있는 방법이 강구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